<시사일보> [온고지신] 日,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김대수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0/10/17 [16:49]

<시사일보> [온고지신] 日,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김대수 칼럼니스트 | 입력 : 2020/10/17 [16:49]

  ©

이장폐천(以掌蔽天)’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는 뜻이다.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죄악의 과거사를 부인하고 있는 일본의 행태에 들어맞는 말이라 하겠다. 위안부, 이른바 성노예강제 동원 부정, 독도 도발과 교과서 왜곡 등 극우노선을 취하고 있는 일본은 언제까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보고 있을까.

 

독일 수도 베를린의 시민사회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알려 나가는 방식에 있어서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고 있다. 일본이 쳐놓은 반일 민족주의 프레임에 빠지지 않았다. 반일 구호 없이 전쟁 시 여성 성폭력에 대한 보편적 가치를 내세워 베를린 도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지켜낼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는 반민족주의적이면서 다양한 민족의 공존을 통해 보편적 가치를 힘겹더라도 '작은 발걸음'으로 전진시키는 베를린 시민사회의 힘이 뒷받침됐다. 일본의 강력한 로비가 전개되는 가운데 소녀상 철거 명령을 내린 베를린 당국을 적으로 돌려세우지 않았다. 논리전을 통해 토론과 협상의 길을 열었다.

 

당국의 철거 명령 당시만 해도 암울한 상황이었던 소녀상 문제의 국면이 전환하게 된 것은 일본의 로비가 부메랑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일본 측은 소녀상을 일종의 반일 캠페인으로 여겨왔다. 반일 민족주의로 몰아 한국과 일본 간의 외교적 분쟁 사안으로 가둬놓으려는 것이다.

 

독일 사회는 민족주의와 파시즘을 초록 동색으로 바라본다. 나치 시대에 아리안 민족주의가 전체주의로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역사의 교훈으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미테구청의 철거 명령 공문에는 소녀상의 비문을 문제 삼으며 한국 측 입장에서 일본을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다분히 일본 측 논리가 투영돼 있었다. 일본의 압박과 로비는 소녀상 철거 공문으로 성공한 듯 보였다. 그러나 일본은 베를린 시민사회를 과소평가했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압박과 로비는 소녀상의 국제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더욱 발현시켰다. 일본의 압력과 로비에서 비롯된 철거 명령이 베를린 시민사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부각시킨데다, 과거사를 덮으려는 일본의 잘못된 시도까지 홍보하게 된 셈이다.

 

모든 잘못된 전례가 계속되는 것은 힘써 바로잡아야 하고, 간혹 그중에서 개선하기 어려운 게 있으면 나만은 잘못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凡謬例之沿襲者 刻意矯革 或其難革者 我則勿犯).” 청백리의 표상 다산 정약용 선생이 탐욕에 빠진 이들을 향해 던진 경책이다. 요즘에도 곳곳에서 행해지는 부정부패는 물질만능주의에서 비롯된다. 도덕성 해이다. 그 중심에 일부 지도층이 자리하고 있다. 잘못을 저지른 자, 참회하고 죗값을 치러야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지 않은가. / 김대수·칼럼니스트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