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만평) 패거리 문화와 시민문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바라보는 시선 -신평변호사님

김해숙 기자 | 기사입력 2020/03/26 [11:46]

신평만평) 패거리 문화와 시민문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바라보는 시선 -신평변호사님

김해숙 기자 | 입력 : 2020/03/26 [11:46]

▲ 신평 : 신평법률사무소 변호사, 시인    ©

  [패거리 문화와 시민문화]

 

(시사일보=김해숙) 4월 총선을 향한 윤곽이 거의 드러났다. 그런데 각 당의 선거 전략이 고스란히 담긴 것은, 지역구 공천보다는 비례대표 공천의 쪽이다.

 

그런데 많이 어지럽다. 이번 총선에 무려 50여개의 정당이 비례대표후보를 낼 모양이다. 여당과 거대야당 사이에서도 정강정책을 내건 깨끗한 경쟁이 실종되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며 예상된 혼선이긴 했으니,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다. 그러나 위성정당의 창설과 관련하여 어느 한 쪽을 일방적으로 책망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비례대표 후보추천자의 면면을 보면,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주는 인물이 드물다. 내가 보기에는, 미래한국당의 1번을 받은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 윤주경 전 독립관장 외에는 확 머리에 들어오는 이가 잘 없다. 거의 대부분이 기존의 정치권에서 기웃거리며, 정치권력을 쥔 이들과 일정한 관계를 맺은 사람들이다. 국민들을 감동시키는 사람을 후보자로 내세우지 못하는 한국 정당의 공감능력부재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친조국(교수)’을 내세우는 정당까지 비례경쟁에 가세하였다. ‘조국사태를 계기로 주로 진보 쪽에서 이탈한 국민들의 숫자가 얼마인데, 여전히 조국이 조광조니 하는 따위의 허황하고 못된 표어들을 내세우며 국민들의 표를 구하겠다는 것은, 결국 한마디로 말해 오만의 극치이다.

 

거대정당은 말할 것 없고, 군소정당도 딱하기는 마찬가지다. 안철수 씨가 독일과 미국 유학에서 돌아오며, 자신은 한국의 기득권정치를 청산하겠다고 사자후를 내뿜었다. 연이은 패배 후 그래도 외국에서 쓰라린 찬 비를 맞으며 인간적으로 크게 성숙했구나 하는 좋은 느낌을 받았다. 얼마 전에는 로스쿨 폐지와 사법시험부활을 당의 기본정책으로 내걸었다. 로스쿨을 중심으로 하여 형성된 세력은 엄청난 난공불락의 성을 이룬, 어쩌면 지금 한국 제일의 기득권세력이다. 이를 정면으로 맞서겠다니 완전히 변했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다. 원대한 사회개혁의 포부를 갖게 된 것으로 보았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았으면 하는데, 나는 로스쿨 수정론자지 폐지론자가 아니다.) 그런데 후보자로 내세운 면면을 보니, 거의 전부 자신과 가까운 반경 내에서 관계를 맺은 그만그만한 사람들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단 하나라도 있을까? 역시 그다운 행동이다. 그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정의당은 또 어떤가? 몰락이 눈앞에 닥쳐있는 듯하다. 그럼 민중당은?

무수한 정당의 난립과 무신경하고 무심한 비례후보공천의 상황에서 비례당선자를 낼 수 있는 3퍼센트 봉쇄조항의 벽을 뚫는 정당은 적을 것이다. 많은 공천자를 내건 정의당도 그리 안심할 수 없을 것이다. 국민의 당과 정의당 밑으로는 어쩌면 전멸할 것으로 본다.

 

왜 이렇게 난맥상을 보이게되었을까? 아마 그것은 한국이 갖는 유난한 현상인 패거리문화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 그 패거리 안에 속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배척한다. 패거리로 들어온 사람끼리는 철저하게 뭉친다. 다른 패거리를 상시 경계하고 공격한다. 이익공동체가 운명공동체로까지 승화(?)한다. 이렇게 패거리 문화가 만연한 곳에는 원칙과 상식이 존중되는,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시민문화가 설 땅이 좁다.

 

요즘 들어 유난히 3김 시대가 그립다. 그 세 분이 활동하던 당시에는 무척 지겨웠는데, 지금 와서 보니 그래도 그때가 우리 사회에서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던 때였다. 그리고 인사가 공정하게 행해져 적어도 이에 관한 한 국민들의 불만이 크지 않았다. 3김 씨는 오랜 민주화투쟁의 경력이나 신고(辛苦)로 넘친 공직생활에서 나름대로 특색 있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기를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 있게 인재를 등용하여 국가발전을 위한 기회를 주었다. 상대에게도 관용을 베풀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의 세태에서는 오직 패거리로 뭉치지 않으면 안 된다. 언제 상대의 공격을 받아 허물어질지 모르니, 우선 우리 편 모으기가 급하다. 이렇게 패거리로 뭉친 이들은 배고픈 승냥이가 되어, 기회가 되면 공직과 국가적 자원을 도둑질하기에 급급하다. 그러면서도 궤변을 일삼으며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키기 일쑤다. 상대에 대해선 무관용으로 일관한다. 눈앞이 어두워진다.(신평)

 

 

 

*김해숙이 신평 변호사님께..

글을 가져올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신평변호사님께 머리숙여 감사 드립니다. 

조근조근한 언어로 조용히 소리치시는 이 시대의 어른이신 님을 존경 합니다

페북에서 올리신 글을 읽을때마다 읽어보고 또 읽어봅니다

변호사님의 글을 이곳에 가져올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셔서 재삼 감사 드립니다

많은 사람이 제대로 된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요.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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