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에서 물고기 잡던 고향의 추억 민물고기의 기운을 한 그릇에 담아내다

56년 전통 이어가는 (주)사람과 자연 신수문 대표

최경현 기자 | 기사입력 2018/09/04 [14:32]

산촌에서 물고기 잡던 고향의 추억 민물고기의 기운을 한 그릇에 담아내다

56년 전통 이어가는 (주)사람과 자연 신수문 대표

최경현 기자 | 입력 : 2018/09/04 [14:32]

 

▲ (주)사람과 자연 신수문 대표     

 (여성시대 에디터=최경현 기자) 경기도 광명시에는 특별한 보양식이 있다. 물 좋은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어탕이 그것이다. 흐르는 개울물에 그물을 쳐서 잡은 쏘가리, 메기, 붕어 등 민물고기를 푹 끓여 먹는 향토 보양 음식이다. 현재는 어획 허가를 받은 지역주민들만이 자연산 민물고기를 잡을 수 있어 더욱 귀한 음식이 됐다.

더위가 한창인 8월의 어느 날, 광명의 맛집, ‘신수문 어탕·찜닭을 찾았다. 푹푹 찌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실내를 가득 메운 손님들이 뜨거운 어탕을 그릇째 들고 후루룩 마시고 있었다.

중년 남성이 많이 찾을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남녀노소가 어탕을 즐기고 있었다. 한편에서는 가족 손님들이 아이들과 함께 이 집의 또 다른 인기 메뉴인 신수문 찜닭토종 닭볶음탕을 즐기고 있었다. 광명의 황소로 불리는 신수문 대표의 경영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많은 음식 중에 어탕찜닭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제 고향이 경상북도 예천입니다. 어렸을 때 제가 살던 동네에 낙동강 내성천이 흘렀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물고기도 많이 잡고 어탕도 자주 해 먹었죠. 어머니도 제가 잡아다 드린 물고기로 어탕을 해 주시곤 했습니다. 저에겐 고향의 맛인 거죠. 새로운 음식 사업을 위해서 고민이 많았을 때 어머니가 해주셨던 추억의 음식 어탕이 떠올랐고, 우리 회사 이름인 사람과 자연과도 잘 어울리는 메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탕을 파는 곳이 많지 않다 보니 경쟁력이 있겠다는 판단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하지만 막상 시작하니 일반 수산시장에서 팔지 않는 민물고기 공수부터, 조리, 경영 등등 할 일이 태산처럼 많더군요.

 

신수문 찜닭을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단체 손님 중에서 다른 메뉴를 찾는 손님들을 위한 메뉴로 제 고향의 또 다른 음식인 찜닭을 선보였는데 시작부터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본토 찜닭 맛을 보고 자란 게 도움이 됐죠. 찜닭 고유의 맛을 살리면서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 입맛에 맞는 양념을 개발해냈습니다. ‘토종 닭볶음탕은 이름 그대로 토종닭만을 고집하고 있어요.

어떤 음식이든지 재료가 좋아야 맛도 좋아지니까요. 얼큰하면서도 개운한 맛 때문에 주로 술자리를 하는 손님들이 많이 찾는데, 온가족 외식 메뉴로도 인기가 좋습니다. 고추장도 쓰지 않고 우리만의 양념으로 칼칼한 맛을 살렸죠. 지금은 어탕못지않게 찾는 손님이 많습니다.

 

어탕으로 특허 인정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어탕 제조 공장을 따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로 다수의 지점을 운영 중인데 균일한 맛과 품질을 보장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 오랜 기술 개발을 통해서 포장을 원하는 손님들에게 간편조리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어탕 제조 공정으로 특허를 받은 것은 최초라고 들었습니다. 제조한 어탕을 팩으로 만든 것도 우리가 처음이죠. 수백 그릇을 끓이고 버리며 오랜 시간과 많은 땀을 흘린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지요. 우리 공장은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 인증을 받았고, 어탕 제조를 자동화시켰기 때문에 프랜차이즈도 가능한 것이지요.

 

어떻게 어탕공장을 차릴 생각을 하시게 됐나요?

 

어탕은 끓여 놓고 돌아서면 쉬이 상해서 식당에서 하기는 참 힘든 음식입니다. 식힐 때도 대충 식혀서는 안 되고 요령껏 저어가며 식혀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재료를 써도 소용이 없습니다. 정말 많은 고민과 연구 끝에 어탕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하는 제조 방법을 고안해 냈습니다. 기계 설비부터 일을 맡아줄 공장주를 찾는 일까지 모든 일이 만만치 않았지요. 처음에는 추어탕처럼 물고기를 뼈째 갈아 어탕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붕어와 메기 뼈는 커서 아무리 갈아도 목 넘김이 좋지 않더군요. 민물고기 종류를 바꿔 보고, 비율을 바꿔 보고... 갖가지 방법을 다 해 보다가 결국 찾은 결론이 물고기 살을 전통식으로 하나하나 손으로 발라내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없으니, 사람을 찾는 일도 큰 과제였지요. 다행히 지금의 공장주를 만났습니다. 처음 살을 바르는 작업을 시작했을 때는 100인분을 준비하는 데 1시간 정도 걸렸는데, 지금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일을 합니다.

 

운영에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처음 어탕을 시작할 때는 100인분짜리 가마솥에 매일 같이 어탕을 끓이고 맛보고 버리기를 반복했어요.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내가 잘 잡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토종 된장이에요. 시중에 나와 있는 모든 종류의 된장을 다 써 봤지만, 토종 된장만이 비린내를 잡고 구수한 맛을 살려냈죠. 찾아오는 손님은 자꾸 늘어나는데, 민물고기를 확보하는 일 역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민물고기는 보기에 아무리 싱싱해 보여도 내장이 썩어 있는 경우가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그럼 어탕이 금세 쉬어 버리고 맛은 더 말할 것도 없지요. 이제는 손으로 만져보면 척하고 알 정도로, 좋은 물고기를 분간해 냅니다.

 

신수문 어탕만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식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정성인 것 같아요.(웃음) 직접 맛을 내는데 1년이 넘게 걸렸어요. 전국을 돌아다니며 어탕맛집을 찾아다니고 일명 어탕 고수분들을 찾아가서 만드는 법을 배워왔죠. 옛날 솥들도 사들였고요. 그러다 보니 지역별 어탕맛의 특색을 모아서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맛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시작한 지 1년 만에 가맹점을 6개나 냈다고 들었습니다. 비결이 있으신 것 같은데요.

 

가맹점문의가 많아서, 저도 처음엔 조금 당황했습니다. 아마도 어탕프랜차이즈 체인이 거의 없고 노력한 만큼 맛있다는 소문이 난 덕분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전국에 걸쳐 있다 보니 일관된 맛을 내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가맹점 수를 늘리는 것보다 맛을 보전하고 관리하는 일에 더욱 신경을 쓰기 위해, 가맹점을 좀 더 신중하게 확장하려고 합니다. 매출보다는 정말 맛있는 음식으로 오래오래 사랑받으면 좋겠습니다. 또 그것이 제 소신이기도 하고요.

 

별명이 광명 황소인데 이유가 뭔가요?

 

예전에 시장에서 도망치는 소매치기를 잡은 적이 있어요. 그 뒤로 지인들이 광명 황소라고 불러줬어요. 맨손으로 도둑도 때려잡는다고.(웃음) 또 워낙에 운동을 좋아해서 합기도와 격투기 단증을 따기도 했습니다. 예전에는 광명경찰서에서 자율방범대원 활동도 열심히 했습니다. 덩치가 있다 보니 합해서 7단입니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인 것 같습니다.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직접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국제키비탄 광명클럽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죠. 도움이 필요한 곳은 찾아가서 벽지도 발라주고 빨래도 해줍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을 늘 갖고 있기 때문에, 봉사하는 것이 항상 즐겁습니다.

 

평소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것이 있나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제게 해 주신 말을 인생의 좌우명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남한테 잘 해야 한다. 남에게 피해주고 나 잘되게 살지 마라라는 말씀을 늘 하셨죠. 특히 어머니는 몸으로 실천해 보이셨어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지나치는 법이 없으셨죠. 동네 할머니들이나 형편이 어려우신 분들이 우리 집에 와서 식사를 해결하시곤 했습니다. 가끔은 보따리 상인들이 찾아와 자고 가기도 했죠. 도전하지 않는 자 성공할 수 없다.’라는 말도 좋아해요. 그래서 중국어학원 원장, 변호사 사무소 소장, 전자제품 대리점 사장 등 지금까지 수많은 도전을 하면서 지냈어요. 앞으로도 세상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신 대표는 매년 지역 내 도움이 필요한 기관에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전달했다. 또 열정이 많아 도전하는 것을 즐기는 참 부지런한 사람이다. 여러 사업체의 사장이지만, 체면을 차리며 가만히 앉아 있기보다는 직접 나서 반찬도 나르고 손님상의 닭 뼈를 발라준다. 이런 모든 행동이 자연스러운 것을 보면, 아마도 오랫동안 몸에 밴 습관인 듯하다.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오늘날 신 대표를 정상으로 이끈 듯하다. 그래서 인지 가게를 나서며 뱃속과 함께 마음까지도 든든해진다. ‘신수문 어탕·찜닭에서 먹었던 한 끼 식사는 근래 먹은 식사 중 가장 맛있는 한 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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