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천심이었다. 전남과 광주라는 거대한 저수지에 고여 있던 물의 둑을 유권자들이 스스로 허물었다. 그리고 그 물줄기를 ‘새로운 전남광주 혁신호’라는 미래로 돌리는 용기 있는 선택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경선 결과, 민형배 후보가 최종 선출되었다. 이번 결과는 단순히 한 명의 후보가 이긴 것을 넘어, 전남과 광주가 구태를 벗고 과감한 변화를 선택했음을 의미한다.
언론인에서 구청장, 국회의원까지… ‘실천적 혁신가’ 민형배
민형배 후보는 전남 해남 출신으로 전남일보 기자와 논설위원을 거친 언론인 출신 정치인이다. 참여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을 지내며 국정 경험을 쌓았고, 광주 광산구청장 재임 시절에는 전국적인 혁신 사례들을 만들어내며 ‘일 잘하는 지방자치 행정가’로 정평이 났다.
이후 재선 국회의원을 지내며 중앙 정치권에서도 선 굵은 정치를 이어온 그는, 이제 전남과 광주를 하나로 묶는 통합특별시의 선봉장으로 나서게 되었다.
전남 동부권(여수·순천·광양)을 ‘미래 에너지 혁신 거점’으로
민 후보가 이번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강력한 동력은 그간 소외감을 느껴온 전남 동부권의 자존심을 세우고, 이 지역을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이었다. 특히 그는 여수·순천·광양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RE100 메가시티'**로 도약시키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단순히 전통 산업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산업 구조 개편을 선언한 것이다.
여수를 석유화학 산업의 첨단 탄소중립 클러스터 전환과 함께 산단 내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지를 구축하여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전초기지로 육성한다.
광양은 이차전지 소재 산업과 신재생에너지를 결합한 RE100 특화 산단을 조성하여, 세계적인 친환경 철강 및 배터리 도시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한다.
순천 또한 생태 수도의 강점을 살려 에너지 자립형 스마트 도시를 구현하고, 율촌 산단을 중심으로 여수·광양의 산업 인프라를 배후 지원하는 '미래 첨단 국가산단'의 핵심축으로 삼는다.
민 후보는 이를 위해 SMR, 해상풍력 등 풍부한 신재생에너지를 산업단지에 직접 공급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하며 동부권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여수-남해 해저터널과 연계된 여순광 광역 교통망을 획기적으로 확충하여 세 도시가 하나의 생활권으로서 시너지를 내도록 하겠다는 비전을 정책의 중심에 놓았다.
“동부권의 표심이 갈랐다”… 주철현과의 단일화가 결정적
경선 과정에서 전남 동부권 주민들의 정서는 냉담했다. 지난 8년간 김영록 도정 체제에서 느낀 소외감과 피로도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현장의 한 유권자는 “전남 동부권의 표심이 이번 당락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주철현 의원과의 단일화가 결정적인 승부처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여수를 지역구로 둔 주철현 의원과의 전격적인 단일화는 동부권의 목소리를 통합특별시 운영의 핵심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신호탄이었고, 이것이 결국 민심을 움직였다.
‘머리’가 아닌 ‘발’로 뛴 혁신의 승리
이번 경선 결선은 이른바 ‘머리와 다리의 싸움’으로 비유되곤 했다. 경선 막판, 호남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대거 현직 도지사였던 김영록 후보 쪽으로 결집하면서 한때 민형배 후보가 불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른바 조직력과 기득권이라는 ‘머리 싸움’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였다. 하지만 결과는 반전이었다. 유권자들은 화려한 조직력보다 현장을 누비며 변화를 갈망하는 민심을 직접 파고든 민형배 후보의 ‘발’을 선택했다. 거물들의 지지가 아닌 시민들의 손을 잡은 후보가 승리한 것이다.
현명한 호남 유권자, 새로운 시대를 열다
호남의 유권자들은 언제나 결정적인 순간에 현명했다. 이번에도 그들은 과거의 관습에 안주하기보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혁신을 선택했다. 전남광주 통합이라는 역사적 과업 앞에서 구태를 벗어던지고 혁신의 길을 택한 유권자들의 높은 안목과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이제 민형배라는 혁신호가 전남과 광주를 이끌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지역 성장의 견인차가 될 수 있을지, 시·도민들의 기대 섞인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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